● 모유를 먹는 아가는 변을 자주 봅니다  모유를 먹는 아가는 묽은 변을 자주 봅니다. 농축된 소량의 초유를 먹는 생후 1~2일에는 하루에 1~2회의 대변을 보는데, 검고 타르같이 끈적끈적한 변이 나옵니다. 이것을 흔히 태변이라고 합니다. 생후 3~4일쯤에는 하루 2회 이상의 변을 보며 녹색 변에서 서서히 노란색 변으로 색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5~7일경에는 하루에 3~4회 정도의 대변을 보는데, 노랗고 작은 쌀알 같은 멍울이 있는 변을 보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한 달간은 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먹을 때마다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하루에 10회 정도로 자주 변을 보기도 합니다.

● 모유를 먹는 아가의 변 색깔  색깔도 다양해서 노란 변을 보는가 하면 어떤 날은 녹색 변을 보기도 합니다. 냄새가 시큼하기도 하고 방귀를 자주 뀌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황금똥을 눠야만 아가가 건강하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아가의 변 색깔은 다양하며 아가의 기분이나 장의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게 변을 봅니다. 모유 수유 아가는 변의 상태보다는 아가의 상태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먹고 잘 놀고 기분이 좋고 몸무게가 잘 늘고 있다면 변의 색깔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갑자기 변을 안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변을 보던 아가가 생후 4주 이후부터 갑자기 수일간 변을 안 보기도 합니다. 6주경이 되면 일주일 이상 변을 보지 않고 버텨서 보는 엄마의 뱃속이 더 거북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가는 잘 먹고 잘 놀고 기분 좋습니다. 간혹 보채기도 하지만 금방 멀쩡해 보입니다. 그렇게 먹어대는데 나오는 것은 없고 큰일난 것은 아닌가, 관장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어떤 정장제가 좋냐고 물어보는 엄마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유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라서 소화되고 난 후 찌꺼기가 별로 없기 때문에 변을 자주 보지 않을 수도 있고, 6주경이 되면 모유 중에서 카제인이라는 성분이 증가하기 때문에 변을 보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일주일 만에 변을 보더라도 변이 딱딱하지 않고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변비라고 하지 않습니다. 변을 오래 보지 않는다고 함부로 관장을 시켜서는 안 됩니다.

● 변을 볼 때 힘주는 아가도 있습니다  아가들 중에는 끙을 볼 때 온몸이 발갛게 되도록 힘을 주는 아가도 있습니다. 끙끙거리고 힘들어하면서 엄청난 덩어리의 변을 눌 것처럼 힘을 주었는데 나오는 것이라고는 방귀뿐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아가가 아직 변을 볼 때 힘주는 법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렇게 끙끙거리다가 시간이 지나 아가가 힘주는 방법을 터득하면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아가가 오랫동안 끙을 볼 때마다 온몸에 힘을 준다면 소아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2007. 3. 23.

소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