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황달일 때 젖을 며칠 끊어서 황달 수치가 떨어지면, 모유황달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유황달일 때 수유를 중단하면 황달이 좋아지지만, 수유 중단 후 황달이 좋아진다고 모유황달로 진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2022년 8월 5일, 미국소아과학회가 2004년에 발표했던 황달 예방 및 관리 지침을 거의 20년만에 개정하였기에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신생아는 황달이 잘 생깁니다. 원래 빌리루빈은 정상적으로 수명이 다한 적혈구가 깨어질 때 만들어져서 간을 통해 대변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신생아는 적혈구 수명도 짧고 아직 간 기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서 처음 며칠 동안 황달이 생기는 아기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 신생아 황달은 대부분 생후 24시간은 지나서 2~3일째부터 나타나고, 4~5일째 제일 심했다가, 생후 1~2주가 되면 치료 없이 좋아지는 생리적 황달입니다. 그렇지만 드물게, 빌리루빈 수치가 아주 급격하게 높아지면 핵황달이라고 하는 영구적인 뇌 손상이 생겨서 뇌성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지침에 따라서 황달 수치를 측정하는 혈액 검사로 황달 정도를 확인해서 신속하게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달이 생기면 피부가 노랗게 되는데, 옷을 벗기고 햇빛이나 형광등 같이 밝은 빛 아래에서 보아야 잘 볼 수 있습니다. 황달은 얼굴부터 시작해서 수치가 올라갈수록 가슴, 배, 팔, 다리, 마지막으로 손바닥, 발바닥까지 내려가고 눈 흰자위도 노랗게 보입니다. 황달이 있는지 알아보려면, 손가락으로 피부를 눌러서 하얗게 만든 다음, 손가락을 떼면 분홍색으로 돌아오는데, 그 전에 피부가 노란지 확인해 보면 됩니다.

황달이 분유 먹는 아기보다 모유수유아에서 더 흔하기는 한데 처음부터 젖 대신 분유를 먹여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유는 아기에게 최고의 음식입니다. 그리고, 젖을 먹이면서도, 병적 황달을 분만 전과 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흔히 신생아 황달은 생후 1주 이내의 모유수유 황달, 즉 조기 황달과, 1주 이후 모유황달, 즉 후기 황달로 나누어 왔습니다. 그런데 모유수유 황달이라고 했던 조기 황달은, 글자 그대로 모유수유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모유수유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즉 엄마 젖이 부족하거나 특히 젖이 늦게 돌거나, 아기가 젖을 제대로 못 먹은 게 원인입니다. 그래서 2022년 미국소아과학회 새 지침에서는 조기황달을, 모유수유 황달이 아니라 아예 섭취부족 황달(suboptimal intake jaundice)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섭취부족 황달을 예방하려면 출생 첫 날부터 하루 종일 24시간 모자동실을 하면서 하루에 8~12번 이상 직접 젖을 먹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면 젖을 먹을 때마다 장운동이 자극되서 빌리루빈이 들어 있는 태변을 잘 내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달을 예방하는 데는 젖 먹는 횟수, 즉 젖을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젖양도 빨리 늘고, 아기가 젖 먹는 것도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황달이 있을 때도 모유수유는 중단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열심히, 더 자주, 최소한 하루에 10번 이상 젖을 먹여야 합니다.

아기를 낳기 전에도 섭취부족 황달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만삭인 40주보다 1주 일찍 태어날수록 황달 수치가 더 낮을 때부터 광선치료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의학적 이유가 없으면 40주를 채워서 낳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생후 48시간째 황달 수치가 16인 경우, 그 아기가 38주에 태어났으면 입원해서 광선치료를 시작하겠지만, 40주에 태어났다면 집에서 잘 먹이면서 좀더 기다려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 38주보다 더 일찍 태어나면 황달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뇌 독성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제왕절개의 경우도 자연분만 때보다 젖이 늦게 돌아서 황달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황달 검사, 즉 빌리루빈 수치를 보는 것은 황달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황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는 검사입니다. 첫 24시간 이내에 생기는 황달은 정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병적 황달이기 때문에 즉시 빌리루빈 검사를 해야 합니다. 2022년 미국소아과학회 새 지침에서는 이전 지침과 달리, 모든 아기에게, 산부인과 퇴원 전에 피검사나 피부검사로 황달 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광선치료가 필요한지 또는 퇴원 후에 얼마나 빨리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산부인과 퇴원 후에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황달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생후 48시간 전에 퇴원했다면 대개 이틀 안에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 부모나 형제, 자매가 황달 수치가 높아서 광선치료를 받았던 경우는

퇴원 후 바로 다음 날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기 피부가 더 노래지거나 얼굴뿐 아니라 배, 팔, 다리까지 노래지거나 눈 흰자위가 노래지거나 깨우기 힘들거나 심하게 보채거나, 잘 먹지 않는 경우는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에 더해 미국소아과학회는 모유수유모가

* 헤나를 쓰는 경우는,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알리도록 하고, 이런 것들은 드물게 중증 황달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금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황달은 생리적 황달이기 때문에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황달 할 정도로 황달수치가 올라가면 기저귀만 채우고 옷을 벗기고 눈에 안대를 씌우고 온 몸에 특정 파장의 빛을 쬐는 광선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아기를 햇빛에 쪼이는 것은 안전한 황달 치료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광선치료를 한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엄마가 같이 입원해서 자주, 하루에 10번 정도 계속 직접 수유를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아주 드물지만 황달 수치가 너무 높은 경우는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황달을 빨리 낮추는 교환수혈 같은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소아과학회 지침에서는 광선치료를 한다고 해서 꼭 보충수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일시적인 보충수유에 대해서도 먼저 부모와 득과 실을 충분히 논의한 후에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에서 일시적으로 모유수유를 중단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분유 보충 중에도 젖양이 유지되도록 자주 직접 젖을 먹이고, 손이나 유축기로 유축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심한 황달일 경우 수치를 빨리 떨어트리기 위해서, 치료 목적으로 모유수유를 중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때도 48시간 이상 끊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치료를 위해서 수유를 중단한다면 반드시

황달은 얼마나 오래 갈까요? 분유수유아는 대개 2주 정도 지나면 황달이 없어지지만 모유수유아는 황달이 1개월 이상 가는 것이 일반적이고 길게는 3개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달이 분유수유아에서 2주 이상, 모유를 주로 먹는 아기에서 3~4주 이상 지속되면, 모유황달이 아니라 드물지만 다른 심각한 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 때는 황달 정도를 보는 빌리루빈 뿐 아니라, 황달 원인을 감별진단하기 위해서 다른 검사들도 하게 됩니다.

"하루, 이틀 수유를 중단하고 분유를 먹이면 혈청 빌리루빈이 급격히 감소하며, 그 후 다시 모유수유를 재개해도 고빌리루빈혈증은 거의 재발하지 않는다"는 말이 모유수유를 중단해서 황달이 좋아지면 모유황달로 진단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치료해도 된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분집합이라는 개념을 잘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가 좀 쉽습니다. B를 <모유수유 중단 후 황달 수치 감소>, A를 <모유황달>이라고 할 때, A일 때 B는 맞지만, B라고 해서 다 A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유수유 중단 후에 황달이 떨어지는 경우는 모유황달 말고도 다른 경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중단해서 황달이 좋아진다고 모유황달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황달이 좋아지면, 드물지만 위험할 수 있는 다른 병이 있어도, 진단이 늦어지거나 놓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구나 모유수유 확립에 결정적인 신생아 시기에 며칠씩 젖을 끊으면 젖양도 줄어들고 아기가 젖을 거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원인이 모유 때문인 모유황달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황달 수치 검사로만은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수유를 중단해서 원인을 가려낼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요약하면

2022. 8. 26.

소아청소년과전문의, FABM, 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