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유는 엄마와 아빠가 같이 먹이는 것입니다  모유를 먹이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는 엄마들은 어지간한 난관이 닥쳐와도 극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모유 수유에 대해서 초치는 말을 하거나 엄마 자신이 모유 수유를 하고는 싶어하지만 마음 속 깊이 무의식 세계에서는 왠지 모유 수유를 그렇게 기를 쓰고 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에는 아가가 보채거나 젖을 거부하면 이때다 하고 젖을 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직장에 나갈 계획이 있는 엄마는 아가가 보채거나 젖먹기를 거부하면 쉽게 분유를 우유병에 담아주게 될 수 있는데, 그럴 때 젖은 잘 안 먹는 아가가 우유병에 담긴 분유를 잘 먹으면서 점점 젖을 적게 먹이게 됩니다. 그러면 젖은 서서히 마르게 되고 모유 수유는 끝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유를 먹이고 안 먹이고는 전적으로 엄마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엄마와 소아과 의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유 수유의 지속 여부가 엄마가 아가를 사랑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습니다. 간혹 젊은 아빠들 중에는 집에 와서 아가 한 번 제대로 안아주지 않고 설거지 한 번 제대로 해주지도 않으면서 모유 수유로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남들 다 먹이는 젖도 못 먹인다고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모유는 엄마와 아빠가 같이 먹이는 것입니다. 모유 수유는 쉬울 때는 아주 쉽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합심을 할 때 모유 먹이기는 더 쉬워집니다. 하지만 어려울 때는 정말로 전문가들도 손발 다 들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수유 문제로 엄마들이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 점은 잊지 마십시오.

● 젖을 함부로 끊지 말자  어제까지만 해도 젖을 잘 먹던 아가가 갑자기 젖을 먹지 않으려 하고, 심지어 젖을 먹이려고 쳐다만 봐도 울어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많은 엄마들은 아가가 이제 젖을 싫어하는가 보다 하면서 우유병에 분유를 타서 주기도 하는데, 이것은 곤란합니다. 돌 전의 아가가 스스로 젖을 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모유 수유 시 보채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부분 일시적인 일로서 엄마가 적절히 대응을 하면 수일 정도 지나면서 다시 잘 먹게 됩니다. 아가가 버틴다고 포기하거나 안 먹는다고 강제로 젖을 물리다가는 모유 수유는 물 건너가게 됩니다.

● 의학적인 문제는 먼저 확인하자  아가가 젖을 먹지 않고 보챌 때 중이염이나 아구창처럼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모유 수유 방법을 개선하기보다는 우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적 상식으로 아가가 보챌 수 있는 상황을 빨리 판단해 해결하고, 그래도 안 될 때는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으십시오. 중이염이 있는 아가의 경우는 빨면 귀에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먹고는 싶어하는데 먹기만 하면 보채게 됩니다. 하지만 중이염으로 힘든 것은 불과 하루 이틀이기 때문에 아차 하면 중이염이 심해질 때까지도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감기 치료로 감기약을 먹는 아가가 수유 시 보챌 때는 꼭 중이염이 있는 것은 아닌가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2006. 11. 15.

소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