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혼합수유에서 완전모유수유로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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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수유에서 완모로? 가능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 임신 중 모유수유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기 낳고, 조리원에 갔다가, 모유수유가 하고 싶어져 완전모유수유를 하려고 시도하는 엄마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산전에 모유수유 공부를 열심히 하고, 24시간 모자동실하면서 하루 10번씩 직접수유 하는 걸로 시작하지 못했다면 2주, 3주, 4주 후에 이미 젖양이 부족해지고, 유두 혼동이 생긴 상태에서 완전모유수유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한 경우보다 몇 배 더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는 점은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서 불필요하게 시간과 돈, 노력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최대한 빨리, 적극적으로 젖양을 늘리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유방 마사지가 젖양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일단 그래도 젖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젖양을 늘려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수유 자세와 젖 물리는 방법을 배워서 젖을 자주 먹이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현재 수유 횟수가 몇 번이던지 간에 지금부터는 하루에 10번 정도, 아기가 배고파할 때마다 15분, 15분 정도씩 매번 양쪽 젖을 모두 먹여야 합니다. 그러면 만약 밤에 한 번 정도 좀 오래 자더라도 낮에는 수유 시작에서 다음 수유 시작까지의 수유 간격이 대략 2시간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한 번에 많이 먹여서 뱃구레를 늘리라던데요? 그건 젖양이 많을 때 이야기입니다. 젖양이 적어서 젖을 늘려야 할 때는 유방을 자주 비워야 젖이 빨리 만들어진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젖이 부족하기 때문에 직접수유 후에 곧장 보충을 해 주어야 합니다. 완모보다 아기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짜 둔 젖이 있으면 그것부터 최우선으로 먹이고 없으면 분유를 먹입니다. 

얼마나 먹일까요? 일반적인 1개월 아기의 경우 보충수유량이 300cc 정도라면 반은 직접수유로, 반은 보충수유로 먹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까지의 젖양, 수유량, 분유 보충량, 체중, 키 성장 속도에 따라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축 젖과 분유를 합한 하루 총 보충수유량을 대략 수유 횟수인 10번으로 나누어 곧장 보충합니다. 보충량이 수유할 때마다 많이 차이가 나면 아기가 어떨 때는 배가 고파 젖을 잘 먹고 어떤 때는 배가 불러 젖을 일찍 그만 먹고 많이 남겨서 유방이 잘 비워지지 않게 됩니다. 

이 때 그동안 잘 자라지 못했던 아기라면 따라잡기 성장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보충량을 늘려야 합니다. 반대로 분유 보충을 너무 많이 해서 키보다 체중이 너무 빨리 늘었다면 보채거나 졸릴 때마다 주지 말고 하루 총 분유 보충량을 아기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천천히, 예를 들어, 하루에 20cc 정도씩 줄여갑니다. 이 때 목표는 체중을 줄이는 것은 아니고 키가 충분히 자라는 동안 체중이 아주 천천히 늘도록 하는 것입니다. 키는 수유량 외에 부모의 체격 등이 영향을 미치므로 많이 먹는다고 키가 빨리 자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통잠을 재우기 위해 밤잠 자기 전 마지막 수유 때 보충량을 늘릴 생각은 말고 잘 자라는 아기라면 2, 3, 4개월에 대략 5, 6, 7시간 정도 먹지 않고 잘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한번 밤중수유 간격이 벌어져도 그 다음부터는 다시 자주 먹여 유방을 빨리 비워주어야 합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보충하면 유방이 차 있는 시간이 길어져 젖이 점점 더 천천히 만들어지니까요. 유방이 비워질수록 젖이 더 빨리 만들어진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또한 수면 교육은 엄마가 임의로 밤중수유 간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낮이나 밤이나 수유 후에 잠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항상 같은 잠자리에 뉘이고 같은 음악을 들려주거나, 같은 그림책을 보여주고 다독여주어 스스로 잠들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먹일까요? 신생아라면 유두혼동이 잘 올 수 있으므로 컵이나, 손가락수유, 혹은 수유보충기로 유방에서 직접수유와 동시에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수유보충기는 물론 젖양을 늘리는 효과도 있지만, 세척과 사용 방법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젖을 먹이고 보충수유를 하고 난 다음에는 30분 이내에 젖을 짜서 적극적으로 젖양을 늘립니다. 젖이 아주 많이 모자라면 성능이 좋은 병원급 양쪽 전동식 유축기를 대여해서 짜는 것이 시간도 반으로 줄이면서 효율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젖이 잘 나오지 않아도 아프지 않게 적절한 압력으로 15분은 짜야 합니다. 조리원에서처럼 3시간마다 짜는 게 아닙니다. 젖양이 많이 부족하면 직접수유 후 30분 이내에 하루에 6번 정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유축은 3시간마다 하는 게 아니라 대략 2시간마다 수유를 하고 그 후에 짭니다. 대략 2시간마다 수유를 하는데 3시간마다 유축을 하면 어떤 때는 젖을 짜자마자 젖 먹을 시간이 돌아와 빈 젖을 아기가 먹어야 하니까요. 빈 젖을 아기가 먹게 하지 말고 빈 젖을 유축해야 유방이 더 많이 비워져 젖이 더 빨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유축하기가 번거롭고 힘들다고 대신 수유 시간을 40분, 50분씩 하염없이 늘리는 분도 있는데, 그렇다고 젖양이 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기가 더 힘들고, 이런 경우는 지치고 배고픈 아기보다 유축을 하는 것이 더 효율이 좋기 때문에 아기에게는 보충수유를 하고 그 후에 유축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하면 젖양 늘리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을 먹는다고 원하는 만큼 젖양이 빨리 느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전에 수유 자세와 젖 물리는 법, 10번씩 양쪽 수유, 보충수유, 수유 후 유축을 하면서 보조로 하는 방법입니다. 때문에 그런 약이 있다더라는 말을 듣고 약을 처방받으러 갈 게 아니라 반드시 아기를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고 성장, 수유 자세, 젖 물림, 유축과 보충양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즉 모유수유 진료를 위해서는 엄마와 아기 두 사람을 같이 평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분유 보충은 어떻게 줄이나요? 이것 역시 단번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아기의 건강, 키와 체중 증가, 젖양, 유축량, 총 보충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1주에 한 번 이상 자주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으면서 적절한 속도로 줄여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듬뿍 주다 보면 텀이 생기고 그러면 총 보충량이 자연스레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젖양이 늘어야 보충량을 안전하게 줄일 수 있고, 또 젖양을 늘리려면 자주 젖을 먹여서 유방을 비워야 합니다. 언제쯤 완모로 갈 수 있을 지도 아기와 엄마의 상태, 엄마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으므로 시작할 때 예견할 수는 없지만, 대개 1달 이상은 해 볼 생각을 해야 합니다. 진행 상황에 따라 계속 아기 상태를 확인하고 보충량과 유축을 늘리거나 줄이는 등 조절해야 하므로 지속적인 진료가 아주 중요합니다.  

요약하면 혼합수유에서 완전모유수유로 바꾸는 것은 처음부터 모유수유 시작을 잘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오래 걸립니다. 

1. 먼저 수유 자세와 젖 물리는 방법을 정확히 배우고, 

2. 하루에 10번 정도 매번 양쪽 젖을 15분씩, 30분 먹이고, 

3. 수유 직후 하루 총 보충량을 10번으로 나누어 곧장 보충하되 

4. 가능하면 우유병 대신 수유보충기나 손가락수유로 먹이고, 

5. 수유 후 30분 이내에 젖이 잘 나오지 않아도 한쪽 15분씩, 가능하면 병원급 양쪽 전동식 유축기로, 하루에 6번 젖을 짜고, 

6. 마지막으로 젖양 늘리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으며, 

7. 1주에 1-2번 지속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으면서 보충수유량과 유축 횟수를 조절해 갑니다. 

2023. 2. 21.

소아청소년과전문의, FABM, 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