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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모(완전모유수유)보다 중요한 것?
작성일
2021.11.10
조회수
29392

동영상(완전모유수유보다 중요한 것?)

https://youtu.be/OLBzvaBUQfM


완전모유수유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아기를 건강하게 잘 키우는 것입니다. 모유는 아기에게 최고의 음식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도 모자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간혹 완전모유수유를 하겠다고 젖이 부족한데도 완모를 고집하는 엄마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모유지만 부족하면 아기는 배를 곯게 됩니다. 질만큼 양도 중요하기 때문에 젖을 충분히 먹을 수 없을 때는 모유를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동시에 분유 보충도 고려해야 합니다.


모유수유아가 잘 울지 않고 힘이 없어 보이거나, 잘 먹지 않거나, 입이나 눈이 마르거나 대변 기저귀가 적거나, 출생 체중보다 7% 이상 빠지거나 몸무게가 잘 늘지 않으면 곧 바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고 젖양이 부족한지, 젖양은 충분한데 잘 못 먹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탈수가 더 심해지면 피부 탄력이 없어지거나 대천문이 꺼지거나 열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젖을 잘 먹는지는 엄마 혼자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부인과 퇴원 하루, 이틀 내에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출생 시 체중과 키, 수유 시간과 횟수, 대소변 횟수를 적어 가면 아기가 제대로 먹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아주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들이 있습니다.


39주1일에 3.1kg으로 태어나 2박3일만에 3.05kg으로 퇴원한 후 집에서 젖만 먹였는데, 처음에는 대변을 매일 한두 번 보았지만, 2주까지 체중이 그다지 늘지 않았던 아기가 있었습니다. 자주 먹이고 젖 삼키는 소리도 나고, 젖도 흐르는데도 4일 동안 대변을 보지 않아서 걱정이 되어 25일째 소아과 진료를 받았는데 3.28kg이었습니다. (25일 동안 230g 증가)


38주 3일에 3.43kg으로 크게 태어나 조리원에서 유축 젖과 분유를 먹다가 15일째 3.46kg으로 집에 온 다음에는 직접수유로 젖만 먹인 아기가 있었습니다. 한쪽만 먹다 잠들 때가 많았고 대변은 하루 이틀마다 보았지만, 소변은 매일 9번씩 봐서 잘 먹고 있는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접종 때문에 병원에 왔더니 놀랍게도 체중이 3.52kg이었습니다. (28일 동안 90g 증가)

모든 엄마들이 모유를 먹여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만 철썩 같이 믿다가는 젖양 부족으로 간혹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모유수유 교육을 받아서 모유의 장점을 잘 아는 엄마들에게 이런 일이 더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산전 교육을 받았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원래는 젖이 충분했지만 분만 직후부터 모유수유에 방해 되는 여건 등으로 인해 젖양이 줄어든 경우를 이차성 모유부족이라고 합니다. 한국 엄마들의 모유 부족은 이차성이 거의 대부분인데 그나마 치명적인 비극이 적게 생기는 것은 무차별한 보충 수유라는 또 다른 비극 덕분입니다.


젖양은 얼마나 자주, 얼마나 효과적으로 비우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젖을 제대로 빨아먹지 않으면 유방에 고인 젖 속의 특정성분이 모유 생산을 줄이게 됩니다. 또 모유가 너무 많이 남아 울혈이 된 경우는 유선 조직이 눌려 위축되기도 합니다. 2번째 예를 든 아기처럼 처음부터 젖을 제대로 빨리지 않거나 분유를 먹인 경우 당연히 모유가 적게 나오는데, 그 후에 완전모유수유만 고집하다가는 아기가 고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생아 시기에는 특히


― 엄마와 아기가 떨어져 있거나.
― 처음부터 분유를 보충하거나
― 하루에 10번 정도, 자주 젖을 먹이지 않거나
― 아기가 젖을 제대로 물지 못하거나.
― 짧게 빨다가 잠들거나.
― 밤에 4-5시간 젖을 먹지 않고 자거나
― 노리개젖꼭지를 많이 빨리거나.
― 에스트로겐 피임법
사용할 때는 젖양이 적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주 드물지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원래부터 젖양이 부족한 경우를 일차성 모유부족이라고 하는데 많게는 산모 중 5%정도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원인으로는 태반이 남아있거나, 유선이 잘 발달하지 않았거나, 유방 수술을 받았던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수유 자세를 잘 익히고 젖을 열심히 짜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완전모유수유를 고집하다가는 아기들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모유는 먹는 만큼 나오고 자주 빨릴수록 잘 나온다는 것이 100% 모든 엄마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점 꼭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아기들은 당연히 유축 젖 외에 필요한 만큼 분유 보충도 해주어야 합니다.
 

2020. 12. 6.

소아청소년과전문의, FABM, IBCLC 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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