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100% 과일주스는 언제부터 얼마나 먹일까?)

https://youtu.be/J89LZevHY3I

만5세 이전까지는 건강한 식습관과 입맛을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어린 시절 단 맛에 익숙해지면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일은 6개월부터 먹이지만, 시판 과일주스는 돌 전에는 먹이지 않고, 그 밖에 당분이 첨가된  시판 음료는 모두 두 돌 이전에는 주지 않습니다. 여기서 과일주스는 엄마가 집에서 과일을 통째로 강판에 간 것이 아니라, 시중에서 파는 주스를 말합니다. 목이 마를 때는 과일주스가 아니라 그냥 물을 마시게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100% 과일주스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무가당 100% 과일주스라 해도 비타민이 조금 들어 있기는 하지만, 당분과 열량이 많고 과일 자체에 들어 있는 건강한 섬유질은 적고 과일 자체를 씹어 먹을 때보다 한번에 많이 먹기 쉽습니다. 또 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주스를 주면 물 마시는 습관을 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영양은 없고, 열량만 많은 주스를 마시면 식욕이 떨어져 정말로 필요한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덜 먹게 됩니다. 게다가 과체중, 비만, 충치, 당뇨병 위험도 높아지고,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영양이 결핍되거나 복통이나 설사가 오래 가기도 합니다. 때문에 미국소아과학회는 무가당 100% 과일주스라도 나이에 따라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돌 전 아기에게는 주스를 주지 않습니다. 돌 이후에는 과일 자체를 줄 수 없는 경우에만 무가당 100% 과일주스로 대신하는데, 1~3세 아기는 하루에 120mL, 4-6세는 하루에 120-180mL, 7-18세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하루에 240mL까지로 제한합니다. 이 내용은 과거에 권고되던 지침보다 시기도 늦어졌고 허용되는 양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뻔히 보는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는 1L, 2L짜리 과일주스를 쟁여놓고, 아이들만 못 먹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아이들이 주스 대신 물을 마시는 평생 건강한 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아이들의 식습관을 위해서라도 과일주스는 조금씩만 사 두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무가당 100% 과일주스라 적혀 있더라도 꼭 내용물을 확인하고 과즙 음료는 먹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더구나 한국은 식재료 자체에 들어 있는 당류 외에 첨가된 당류(added sugar)가 영양성분에 표시되 있지 않아서 원재료명까지 확인하지 않으면, 성분표시만으로는 무가당 주스인지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과즙이 10-95%밖에 안 들어 있고 당분이나 인공 감미료 같은 다른 성분도 포함된 과일음료는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아기용 주스를 줄 수도 있지만 아직 먹어보지 않은 과일이 포함된 혼합 과일주스를 먹이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주스라고 해서 다 무가당 100% 과일주스는 아니기 때문에 성분 표시를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 합니다.

또 돌 지나 처음에 아기가 시판 주스를 줄 때는 먹는 양이 적어서 개봉한 것을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보관에 주의해야 합니다. 아기에게 먹일 때는 컵에 옮겨 담거나 잘 소독된 숟가락으로 덜어서 주고, 남은 것은 반드시 냉장고에 넣어 둡니다. 일단 침이 들어가면 금방 변질되기 때문에 두었다가 먹이면 안됩니다. 개봉한 것은 하루 이틀 안에 먹이고, 그래도 남으면 어른들이 드십시오. 주스는 식사나 간식 시간에 일정한 자리에서만 주고, 스파우트 컵이나, 빨대컵, 혹은 주스팩을 들고 다니면서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밤에 자기 전에는 절대 주지 말아야 합니다. 또 저온 살균이나 기타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주스는 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020. 4. 6.

소아청소년과전문의, FABM, 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