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여러 개의 유관을 통해서 젖꼭지로 나오게 되는데 간혹 유관의 일부가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유관구 막힘이라고 하는데, 엄마 젖의 어느 부분에 젖이 잘 흐르지 않는 경우 고인 젖이 덩어리져서 유관 끝을 막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때 유두 끝에 하얀 막 같은 것이 보이기도 하는데 염증이나 농과는 다른 유관 입구의 막힘, 흔히 유구염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유관구가 막히면 그 부위에서 젖이 전혀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그곳에 젖이 고이고 뭉쳐서 아프게 되고, 붉게 변하기도 합니다.

유관구가 막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젖을 자주 먹여야 합니다. 평소에 여러 가지 수유 자세로 젖을 먹여서 유방의 모든 부분에서 젖이 골고루 나오게 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젖을 먹일 때 아기 코 닿는 유방부위를 숨 못 쉴까봐 손가락으로 눌러 주거나, 그 쪽에 무거운 가방, 아기를 매거나 업는 끈이 압박하거나 그쪽으로 옆으로 엎드려 누워 자거나, 그 부분의 유관이 원래 가늘게 생긴 것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젖이 눌리지 않게 너무 꽉 끼는 브레지어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유관구가 막힌 경우 유선염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유선염과는 달리 염증이 없기 때문에 열이 없고, 유선염보다 좀 덜 아프며, 치료에도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젖이 계속 잘 나오지 않으면 유선염이 생길 수도 있고, 그 쪽 유방에서 젖양이 적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인을 피하고 열심히 빨리는 것이 유관구 막힘의 제일 좋은 치료법인데, 수유 전에 따뜻한 물에 그 쪽 유두를 담가서 그 부위를 불렸다가 빨리고, 아기가 제일 배고파할 아침 첫 수유도 그 쪽으로 하고, 되도록 그 쪽 젖을 효율적으로 충분히 배출시킬 수 있게 수유 중에 유방을 부드럽게 눌러주고, 수유 자세를 여러 가지로 바꾸어 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관구가 막혀서 좀 뭉치는 부위가 있으면 수유 전에 따뜻한 찜질을 해주고 가볍게 마사지를 하고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수유하기 전이나 젖을 먹이는 동안 엄마가 스스로 부드럽게 유방을 마사지하는 것 외에 모유수유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유방마사지를 받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젖이 잘 나오지 않으면 손이나 유축기를 사용하여 젖을 짜주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2009. 4. 30

소아청소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