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젖과 우유병의 젖꼭지는 빠는 방법이 다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출생 후 모유만을 빨린 아가가 적은 경우는 엄마 젖을 약하게 빠는 아가들을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모유를 약하게 빠는 아가는 젖을 잘 물지 못할 뿐 아니라 잘 삼키지도 못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삼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없으며, 항상 입에 모유가 남아 있고, 수유 중에 약간씩 모유가 흘러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잘 삼키지 못하는 아가들은 사레가 잘 들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가가 젖꼭지에 익숙해지는 첫 1개월에서 1개월 반까지는 모유만을 먹여야 하고, 모유를 짜서 먹이거나 분유를 보충할 때는 작은 컵이나 숟가락으로 먹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약하게 빨 때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고 다른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이상이 없이 빨기가 약해서 아가의 체중이 잘 늘지 않으면 힘이 없어져 점점 더 젖을 잘 빨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가가 힘을 차리고 잘 빨 때까지 모유를 짜서 먹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기는 합니다. 젖을 잘 빨지 못하는 아가에게 모유 수유를 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젖을 제대로 빨지 않으면 모유가 점점 준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유축기를 사용해서 젖을 짜주지 않으면 아가가 빠는 만큼만 젖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모유 수유는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모유는 아가가 빨아먹는 만큼만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2006. 11. 15.

소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