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지난 아가가 밥은 먹지 않고 하루 종일 젖만 빨려고 한다면 식사 시간 같은 때는 밥을 먹도록 해주시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젖을 빨리셔도 됩니다. 아가들이 엄마 젖을 찾는 것은 배가 고파서이기도 하지만 안정과 위안을 얻기 위한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선 엄마와 아빠가 아가에게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주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루 중 엄마, 아빠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거나 엄마가 하루 종일 집에 있기는 하지만 집안 일로 늘 바쁜 경우에는 아가가 허전함을 충족하기 위해 계속 엄마 젖을 빨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젖을 빠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없고, 젖을 빨 때만 엄마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가가 배고파서 엄마 젖을 찾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는 우선 아가가 좋아하는 간식을 소량 먹이거나 아니면 장난감이나 책을 이용해서 아가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이런 방법이 통한다면 가능한 한 시간을 내서 아가에게 젖 물리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도록 합니다. 하지만 아가가 계속해서 젖을 찾고, 꼭 젖을 끊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아가가 원하는 동안 계속 젖을 빨리면서 평소에 아가에게 더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이 나이 아가에게도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잘 가르쳐서 버릇을 제대로 들이는 것은 항상 염두에 두셔야 하겠습니다.

2006. 11. 15.

소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