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엄마가 모유를 떼겠다고 결정했으면, 젖 떼기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보다는 엄마와 아가의 필요에 의해서 결정되어져야 하므로 엄마의 의견이 충분히 존중되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얼마 동안 모유 수유를 했던지 간에 그만큼은 엄마와 아가에게 충분한 이득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유가 잘 진행될 지의 여부는 엄마의 감정 상태와 연관이 깊습니다. 엄마가 만약 죄책감을 갖고 있다면 아가도 엄마의 느낌을 알게 되어 짜증을 부린다던가, 더 젖을 찾게 될 것이고, 반대로 억지로 젖을 떼려고 하면 아가는 더욱 불안해하고, 더 자주 젖을 먹으려고 해서 이유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이유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젖 이외에 다른 식으로 아가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 쉽게 젖을 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젖을 뗄 때의 아가의 월령에 따라서 젖을 끊고 나서 아가에게 먹일 분유나 생우유 , 컵으로 먹일지 우유병으로 먹일지 등에 대해서 소아과 선생님과 구체적으로 의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작정 젖을 끊고 나서 아가가 우유병이나 컵으로 분유나 생우유를 먹지 않아서 고생하지 않도록 미리 연습을 해서 익숙하게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가가 자주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상태라면, 아직도 빨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젖을 뗀 후에도 아가에게 다른 방법으로 빠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젖을 먹이는 엄마들이 이유식을 잘 하지 못해서, 밤에 수시로 깨어서 너무 일찍 젖을 끊어야만 하는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아가의 발달 과정에 맞는 과업을 젖먹이기와 함께 조화롭게 진행해 가시기를 바랍니다. 이유식이나 밥을 안 먹는다고 밤에 잠을 잘 안 잔다고 젖을 끊지는 말아야 합니다. 분유를 먹이면 이유식을 잘 먹게 되거나 밤에 잠을 잘 자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지 애꿎은 젖만 끊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2006. 11. 15.

소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