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후 엄마들이 분만 후에 젖이 늦게 돈다, 혹은 젖이 안 나온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젖만 먹이겠다고 결심했던 엄마들도 막상 젖이 나오지 ㅇ낳는 것 같으니까, 젖이 돌기 전까지는 분유라도 먹여야겠다고 마음을 바꾸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 젖은 언제쯤 도는 걸까요? 초유는 언제부터, 얼마나 나오는 될까요? 보통 분만 후 첫 이틀 동안 나오는 젖을 초유라고 합니다. 초유는 양이 아주 적지만, 신생아의 작은 위장 크기에 꼭 맞고, 또 양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아기가 숨을 쉬면서 동시에 빨고 삼키는 방법을 익히기도 편합니다.

건강한 만삭아가 첫 4일 동안 먹는 젖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 번 먹는 양이 생후
첫째 날 2-10cc
둘째 날 5-15cc
셋째 날 15-30 cc
넷째 날 30-60 cc 정도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너무 적죠? 어른들이 보기에는 먹은 것도 아니니까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그리고 신생아는 태어나자마자 처음 2시간만 또랑또랑하다가 곧 졸려서 잠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그 전에 때를 놓치지 말고 젖을 먹게 해 주어야 하는 거죠.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에서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한 10단계 중 4번째 단계, 즉 출산 후 되도록 빨리 피부 접촉을 하면서 모유수유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첫 2시간 후에는, 아기가 10시간 정도 자면서 겨우 1~2번 더 먹게 됩니다.

배고파하는 신호를 잘 모르겠다는 엄마들이 많은데, 신생아는 자다가 깨면 배고픈 것이기 때문에 깰 때마다 먹이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아기를 항상 곁에 두고 있다가 깰 때마다, 울기 전에 젖을 먹이면 됩니다.

12시간 이후에는 더 자주 먹는데 어떤 때는 먹고 먹고 또 먹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번 연달아 먹는 것을 cluster feeding, 즉 몰아서 먹기라고 하는데 이것도 아주 정상입니다. 아기가 절대로 시간에 딱딱 맞춰 먹지 않는다는 것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대신 신생아는 하루 24시간 동안 8~12번, 한번에 양쪽 젖을 합해서 30분 이상은 먹여야 젖양도 유지되고 젖 빠는 것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충분히 먹지 못한 것 같으면, 수유 후에 손으로 젖을 조금 짜서 숟가락으로 먹여도 됩니다.

엄마가 힘들다고 아기를 신생아실로 데려가면 배고파 하는 신호를 배울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밤에 분유통에 적힌 만큼 분유를 먹인 아기는 아침에 다시 엄마 젖을 물렸을 때 모양도 다르고 먹을 것도 나오지도 않아서 짜증이 나게 되죠.

참고로 현재 시판 중인 분유 제조사 4곳 모두 생후 첫날부터 2주까지는 80cc씩 7-8번 먹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정상 초유 수유량과 이 분유수유량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너무 큽니다.

신생아 초기에는 아기가 먹는 젖양이 아주 적다는 점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이 때 수유 자세와 젖 물리는 방법을 정확히 익히면서 매일 10번씩 양쪽 젖을 먹이는 동안 젖양은 생리적으로 점점 늘어나서 유지됩니다. 나중에 따로 젖양을 늘릴 필요도 없구요. 오히려 3-4일째부터는 젖이 갑자기 늘어나는데 벌써 엄마와 아기가 이틀 동안 20번 정도 수유를 해 왔다면 울혈도 아프지 않게 무난히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24시간 모자동실을 하면서 아기가 깰 때마다 젖을 먹이다 보면 2-3주 내에 곧 편하게 젖을 먹일 수 있습니다.

2019. 11. 5.

소아청소년과즌문의, FABM, IBCLC 정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