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동실이 중요하다 엄마와 아가가 같은 방을 사용하면서 엄마가 바로 옆에서 아가를 돌보지 않으면 아가가 배고플 때마다 먹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특히 신생아실에 많은 아가들을 모아놓고 보살피면 아가가 막 배고파하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으로 모자동실을 꼽고 있는 것입니다.
● 모유 수유는 태어나서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자 태어난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모유 수유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에는 아가가 자지 않고 정신이 말똥말똥하기 때문에 젖을 먹이기가 쉽습니다. 이 짧은 시간이 지나면 아가는 곧 잠들 수 있으므로 이때를 놓치지 말고 젖을 물려야 합니다. 아가가 젖을 빨면 젖 분비가 서서히 증가하고 자궁을 수축시켜 출산 후 출혈이나 여러 가지 산후 합병증도 줄여줍니다. 자연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가능하면 빨리 모유 수유를 시작하는 것이 모유 수유에 성공하는 왕도입니다. 제왕절개를 한 엄마는 회복이 되면서 가능하면 빨리 수유를 시작해야 합니다. 사정상 젖을 바로 먹일 수 없는 경우는 6시간 이내에 엄마의 젖을 유축기 등을 이용해서 짜기 시작해야 젖이 잘 나오게 됩니다. 아가가 처음부터 모유를 빨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회복기간 동안 엄마와 같이 지내게 해주어야 합니다.
● 모유 외에는 아무것도 먹이지 말자 아가를 분만하고 나서 처음 1~2일 동안은 소량의 초유가 나옵니다. 처음에 나오는 초유의 양은 한 번 수유 시에 2~5cc 정도가 나오기도 하고, 하루에 나오는 양을 다 합해도 10~40cc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신생아 초기에는 모유가 이렇게 적게 나옵니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은 젖이 잘 안 나온다고 착각을 해서 아가에게 분유를 먹이기도 하고 설탕물을 먹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곤란합니다. 한 번 모유 이외에 다른 것을 먹여서 배를 키워버리면 조금씩 나오는 모유를 먹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하는 아가들이 많습니다. 더 위험한 이야기는 초유가 적게 나오니까 단식을 시키겠다는 엄마도 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충분한 양이며, 적어도 아가에게 너무나 중요한 초유이기 때문에 엄마 젖을, 그리고 엄마 젖만을 꼭 먹여야 합니다. 그래도 젖이 너무 적은 것 같다구요? 믿고 먹이십시오.
● 배고파하면 먹이자 신생아는 먹고 싶어할 때마다 먹여야 합니다. 시간을 맞춰서 먹여서는 안 됩니다. 배고파 먹고 싶어하는 아가는 자다가 깨서 움직임이 증가하고 입맛을 다시고 고개를 돌려 젖을 빠는 시늉을 합니다. 바로 이때 젖을 먹이면 됩니다. 울면 이미 늦기 때문에 울 때 먹일 생각은 하시면 안 됩니다. 울기 전에 먹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아가가 배고파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알 수가 있냐고 묻는 분도 있는데, 아가가 배고파하는 것을 아는 제일 중요한 방법은 모자동실을 해서 24시간 엄마와 아가가 같이 있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아가와 함께 지내다 보면 아가가 배고파하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흔히 아가가 울면 먹인다고 잘못 알고 있는 분도 있는데, 아가들은 배고파서 먹을 것을 달라고 몸짓으로 이런저런 신호를 다 보내다가 그래도 주지 않으면 포기하고 우는 것입니다. 울면 이미 늦습니다.
● 하루에 적어도 8~12번은 먹이자 신생아 시기에 하루에 8회보다 적게 젖을 먹이면 모유의 양이 제대로 늘지 않아서 모유만으로 충분히 수유를 하기 힘들어집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간혹 4시간 이상 먹지 않고 자는 아가는 깨워서라도 먹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 번에 10~15분 이상씩 양쪽 젖을 물리자 젖은 한 번 먹일 때 배부르게 먹여야 합니다. 한쪽 젖을 10~15분 이상 충분히 빨리고 반대편 젖을 또 물려 10~15분 정도 먹입니다. 다음번 젖을 먹일 때는 지난번에 두번째로 물렸던 젖을 먼저 물립니다. 아직은 엄마 젖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라 이렇게 양쪽 젖을 같이 먹이면 젖양이 빨리 증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신생아 때 병원에서 분유병을 쉽게 물리는 나라에서는 더욱 이런 방법으로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단, 적어도 한쪽 젖은 다 비워야 새로운 젖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 밤에도 먹이자 신생아는 밤과 낮의 구분이 없습니다. 밤과 낮을 인식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후 6주는 돼야 합니다. 밤에 젖을 물리면 젖 분비를 촉진하게 되어 젖양이 빨리 늘게 되고, 그래야 모유 수유에 성공하기 쉽습니다. 신생아를 밤에 먹이지 않는다는 것은 굶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가가 4시간 이상 자면 순해서 잘 잔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닙니다. 만일 수유 후 4시간 이상을 잔다면 깨워서라도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밤중 수유를 거르게 되면 젖이 도는 때에 갑자기 엄마 유방에 울혈이 생겨서 엄청나게 아프고 유선염도 생길 수 있습니다.
● 우유병 젖꼭지 사용을 자제하자 젖을 직접 물릴 수 없는 경우라면 컵을 사용해서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컵이 아니면 숟가락이나 수유보충기라고 불리는 도구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생후 4주 이내에 우유병을 사용하게 되면 엄마 젖을 빠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을 유두혼동이라고 하는데, 우유병 젖꼭지와 엄마 젖꼭지의 구조가 달라 정작 엄마의 젖꼭지를 물 때 잘 못 물게 되는 것입니다.
● 신생아 시기에 노리개 젖꼭지를 사용하지 말자 노리개 젖꼭지를 빨면 아가가 모유를 적게 빨게 되어서 모유량이 잘 늘지 않아 젖먹이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모유 수유 기간을 짧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하며, 배고플 때 모유를 먹는 대신 노리개 젖꼭지를 빨면 몸무게가 잘 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생후 3~4주 이전에 빨리면 유두혼동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구강운동 기능에 장애가 있는 아가의 경우 노리개 젖꼭지를 빨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노리개 젖꼭지는 진균이나 기타 병원균 감염을 증가시킬 수 있고, 중이염에 좀더 걸리게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장기간 사용하면 치아의 부정교합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우유병과 마찬가지로 노리개 젖꼭지 역시 모유가 잘 나오기 전에 빨려서는 안 됩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득이 되는 면 역시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가가 원하면 모유가 잘 나오게 된 후 적어도 생후 수개월 이후부터 조심스레 빨릴 수는 있습니다.
● 모유수유 상태를 파악하자 모유가 지속적으로 모자라는 경우 저체중과 탈수로 아가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모유의 양을 늘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보충식을 먹이는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 모유수유에 대한 정기점검을 하자 모유를 잘 먹이기 위해서는 모유 수유에 대한 정기점검을 통해서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아가가 제대로 모유의 영양분을 섭취하고 있는지, 먹이는 방법이 정확한지, 아가가 잘 먹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 때문인지, 엄마에겐 다른 문제가 없는지 등을 점검해야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유 수유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이런 정기점검을 받지 않은 채 모유가 조금만 잘 나오지 않으면 바로 분유를 먹이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에 잘 시작한 엄마도 조그마한 문제로 모유만 먹이지 못하고 분유를 같이 먹이게 됩니다. 이렇게 분유를 먹이다가 한 달쯤 되어서 처음으로 의사를 찾게 되면 이미 때가 늦습니다. 때문에 모유수유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출생 1주 이내에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는 정기점검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생후 1주가 아니면 이미 너무 늦습니다.
이때는 출생 당일부터 하루 종일 아가가 젖먹은 시간과 횟수, 대소변 횟수와 상태를 기록해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생후 5~7일 정도 되면 하루에 너무 진하지 않은 소변을 6회, 대변은 3~4회 이상 보아야 엄마 젖을 충분히 먹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모유수유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유지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시작이 좋아도 한 달도 못 가서 포기하게 된다면 곤란합니다. 모유를 오래 잘 먹이기 위해서는 모유수유에 대해서 정기적인 검진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조금만 도와줘도 모유 수유는 매우 쉬워집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첫 1주 이내에 그리고 그 후에도 모유수유가 확립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검진을 받는 것입니다.
● 미숙아 수유 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를 하자 재태 기간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미숙아들이 만삭으로 태어난 아가만큼 수유하기는 힘듭니다. 또 같은 만삭아라도 37주에 태어난 아가는 42주에 태어난 아가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먹고 모유도 잘 나오는 것 같지만 이 아가들은 제대로 빨아먹지 못하기 때문에 모유의 양을 유지하기 힘들어 금방 젖양이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아가들은 유축기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 쌍둥이도 둘 다 모유만을 먹여 키울 수 있다 쌍둥이 수유 시는 모유가 두 배로 나오게 됩니다. 처음부터 저절로 젖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출생 직푸부터 두 몀이 두 배로 빨면 젖이 두 배가 나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쌍둥이라서 모유가 부족할까봐 처음부터 분유를 첨가하면 젖양이 늘 수가 없습니다.
2009. 11.17.
소아청소년과전문의, 국제인증수유상담가(IBCLC) 정유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