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젖을 먹일 수 없을 때는 엄마 젖을 짠 것이 아기에게 최상의 영양을 줄 수 있는 차선책입니다. 하지만 일부 영양소와 면역 성분은 저장 조건과 기간에 따라 변하고 특히 아기의 장 건강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젖을 짜서 먹이지는 말아야 합니다. 지금부터 말씀 드리는 것은 주로 건강한 만삭아를 키우는 엄마가 직장에 나가면서 젖을 짜고 보관하는 방법입니다.

1. 준비

● 먼저 15초 이상 비누로 손을 잘 씻는데, 특히 손톱 밑을 잘 닦아야 합니다. 유축기를 쓴다면 깔때기나 부품, 특히 튜브가 오염되지 않았는지 잘 확인하고 유축기 겉면도 깨끗하게 닦습니다. 깨끗하게 짤수록 모유의 단백질 함량을 높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세균 검사가 아니라 먹일 젖이므로 유축 전에 유방이나 유두를 닦거나, 처음 몇 방울을 버리거나, 용기를 살균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유 전용 용기나 깨끗한 식품 보관 용기도 꼭 맞는 단단한 뚜껑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스페놀 A 제품은 피해야 합니다.

2. 보관

● 실온이라도 온도가 높을수록 모유 내 세균이 많아지기 쉬우므로 16-25°C범위에서만 4시간 보관합니다. 블루아이스를 넣은 보냉 가방에 해당하는 15°C에서는 24시간, 4°C 냉장실에서는 4일, -18°C 이하 냉동실에서는 6개월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러니까, 4일 이내에 먹이지 않을 젖은 짜자마자 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 먹다 남아 아까운 젖을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한 번에 60-120cc를 담고 냉장고 문이 아니라 안쪽 깊숙이 보관합니다.

● 유축 젖을 섞을 때는 새로 짠 체온 정도의 젖을 먼저 식힌 후에, 기존에 보관했던 모유와 섞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한번에 짜 지는 젖양이 적을 경우는, 냉장실에 각각 넣었다가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면 섞어서 한 번 먹일 양으로 만들면 됩니다.

3. 신선한 모유 먼저 사용

신선한 모유에는 엄마와 아기가 최근 접한 환경과 관련된 현재의 면역글로빈이 들어 있고, 냉장이나 냉동 모유보다 면역 활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신선한 젖부터 먹입니다. 하지만 냉동 젖만 남아 있다면 제일 먼저 짠 젖부터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4. 해동

● 해동할 때는 다음 날 먹일 젖을 전날 냉장실로 옮겨서 녹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렇게 녹인 젖은 거의 다 녹아서 얼음 크리스탈이 남아 있을 때로부터 냉장고에서 24시간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 또 다른 방법은 37°C 이하의 따뜻한 물이 담긴 그릇 안에서, 물이 뚜껑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부드럽게 흔들어서 지방층이 잘 섞이도록 녹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면 따뜻한 물에 녹이는 것보다 지방 손실이 더 적습니다

● 세균 증식 억제력이, 특히 해동 후 24시간까지 감소하기 때문에 기존에 냉동했다가 24시간 동안 해동한 젖은 실온에 2시간 넘게 두지 말아야 합니다. 또 반드시 주의할 것은, 한 번 녹인 젖은 다시 얼려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5. 데우기

● 아기마다 좋아하는 온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젖을 시원하게, 미지근하게, 혹은, 따뜻하게 데워 먹이면 됩니다. 뜨거운 온탕을 하면 젖이 변성되고 단백질이 불활성화되고 지방도 감소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모유는 절대로 전자레인지로 녹이거나 데우지 말아야 합니다. 전자레인지는 모유를 균일하게 데우지 못하기 때문에 아기가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모유의 면역 성분과 단백질, 비타민 같은 것들이 파괴될 수 있습니다.

● 짜서 보관했던 젖은 먹이기 전에 부드럽게 잘 흔들어서 분리되었던 지방이 골고루 잘 섞이게 해 줍니다.

● 밤에 계속 먹다 남은 우유병으로 계속 먹이는 경우도 있는데 절대 안 됩니다. 먹다 남은 젖은 반드시 2시간 이내에 버려야 합니다.

2019. 12. 3.

소아청소년과전문의, FABM, IBCLC 정유미